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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7-12 [23:15]

製造物責任法의 立法化에 관한 최근의 國際的動向

全北大法大敎授·法博金玟中

I. 序論

   1) 아직 국내에서는 製造物責任 혹은 製造物責任法에 관한 論議다운 논의가 전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이미 1970년대에 제조물책임에 관한 이론이 美國의 製造物責任(product liability)을 중심으로 소개되기는 하였지만, 지금까지 製造物責任을 취급한 判例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하고,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製造物責任에 관한 文獻도 우선 양적으로 살펴볼 때 약소하기가 짝이 없을 정도이다.

   2) 製造物責任에 관하여 '이제 고작 걸음마를 타는' 국내의 현실과 달리, 최근 국제적으로는 製造物責任의 '全盛時代'가 도래하고 있다. 제조물책임에 관한 최근의 동향은 우선 製造物責任의 立法化 혹은 입법화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특징될 수 있다. 그리고 제조물책임법의 입법화가 世界的潮流인 동시에, 제조물책임에 대하여 過失不法行爲責任이나 保證違反責任의 範圍를 초과하여 원칙적으로 엄격책임 혹은 無過失責任·過失獨立的責任이 적용된다는 사실도 최근의 제조물책임법의 동향이다.

   미국에서는 各州의 판례법을 통하여 製造物責任의 嚴格責任化를 달성한 이후, 이미 1970년대 후반부터 [모델統一製造物責任法]에 의한 제조물책임법의 통일화에 대한 시도가 있었으며, 현재는 연방제조물책임법을 제정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리고 EC도 지난 1985년에 결함제조물에 의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법규정을 EC국가 사이에서 통일하기 위하여 'EC製造物責任指針'을 채택하였고, 이 EC제조물책임지침에 따라서 이미 독일, 벨기에, 영국, 북아일랜드, 그리스, 네델란드,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덴마크, 포르투칼, 프랑스, 스페인 등 대부분의 EC國家가 제조물책임법을 제정하였거나 현재 立法中에 있다. 그리고 EC국가가 아닌 오스트리아·노르웨이·핀란드·아이슬런드·스웨덴도 이미 제조물책임법을 입법화하였으며, 스위스는 현재 製造物責任法을 준비중에 있다.

   또한 일본은 아직 製造物責任의 立法化를 실현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연구자그룹이나 변호사단체·정당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조물책임법안이 제안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1991년 10월에는 내각총리대신의 자문기관인 國民生活審議會의 消費者政策部會가 [종합적인 消費者被害防止·救濟의 方法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제조물책임에 관한 중간보고를 제출하는 등 현재 활발히 제조물책임의 입법화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製造物責任法의 宗主國 혹은 '제조물책임-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이미 1963년에 캘리포니아州의 최고법원이 [그린맨(Greenman)-사건]을 통해서 제조물책임에 관하여 嚴格責任理論(strict liability theory)을 채용한 이래, 제조물책임의 근거로 무과실책임에 기초한 不法行爲責任이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州의 그린맨-事件으로부터 약 30년이 경과한 현재, 이 엄격제조물책임이론은 EC國家 등 유럽은 물론이고, 오스트레일리아·브라질·중국·일본 등 많은 국가의 제조물책임에 관한 입법이나 논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제조물책임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의 국가가 嚴格責任 혹은 無過失責任을 원칙으로 채택하고 있다.

   3) 이 논문은 주로 外國의 製造物責任'近況', 즉 제조물책임이 세계적으로 현재 어떻게 변모하고 발전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고찰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특히 제조물책임의 종주국인 美國을 비롯하여, 독일·영국·프랑스·오스트리아 등 유럽國家와 日本을 중심으로 製造物責任理論의 展開에 관한 개략적 고찰과 함께, 제조물책임법의 입법화와 입법을 위한 준비과정에 대한 최근동향의 소개를 이 논문의 중심과제로 한다.

   물론 외국이 이미 製造物責任法을 입법화하였기 때문에, 당장 국내에서도 제조물책임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이유는 없다. 國內의 製造物責任에 관한 논의가 외국에서 성립하고 발전한 제조물책임이론을 답습하거나 추종하여야 할 필요성도 역시 인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내의 製造物責任理論이나 제조물책임법은 세계의 어느 국가에서나 제조물책임이론이나 제조물책임법이 각자의 고유한 책임요건에 의하여 독립한 책임유형으로 확립되고 있다시피, 國內法의 基本틀과 根本思想을 근간으로 하여 성립하고 발전하여야 한다는 사실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제조물책임에 대한 논의를 심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조물책임에 관하여 최근 국제적으로 어떠한 경향이 있는가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된다. 특히 제조물책임법은 이미 EC國家 사이의 製造物責任法에 관한 立法의 統一化가 시사하다시피, 통일화의 요구가 강한 법률 가운데 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제조물책임법에 대해서는 더욱 국제적 동향을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 그렇지만, '製造物責任法의 母國法으로부터의 直輸入'을 주장하거나 제창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으며, 다만 이 논문은 제조물책임법의 최근의 국제적 발전동향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제조물책임이라는 '새로운 법제도'에 관한 국내연구의 방향을 결정하기 위하여 혹시 他山之石으로라도 쓸모가 될 수 있는 자료를 탐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추구한다.

   Ⅱ. 製造物責任法의 基本問題

   1. 제조물책임의 의의

   1) 大企業이나 中·小製造者 등 제조자가 생산한 제조물을 사용하거나 소비하지 아니하고는 社會生活, 특히 의식주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현대의 사회생활에서는 제조물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위하여 필수불가결한 제조물이 제조자의 '책임있는 사유 혹은 책임없는 사유'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하여 결함제조물로 생산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製造者가 결함제조물을 생산하여 시장에 유통시킨 경우는 흔히 그 製造物의 使用者 혹은 消費者에게 인적·물적인 손해가 발생한다. 또한 제조자가 생산한 결함제조물에 의하여 그 제조물의 사용자나 소비자에게 損害가 발생한 경우는 '법적으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製造物責任이 문제가 된다.

   2) 製造物責任이란 일반적으로 정의하자면, '제조물의 결함에 의하여 소비자 혹은 제3자에게 인신손해나 재산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그 제조물의 제조자가 加害者로서 피해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民事責任法上의 損害賠償責任'을 의미한다. 製造物責任의 歷史的起源은 B.C. 2200년대의 함무라비法典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현대적 의미의 제조물책임은 1960년대의 산업화 이후에 미국을 종주국으로 하여 발전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EC國家를 중심으로 제조물책임법의 입법화가 실현되기 이전까지는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국가에서 제조물책임은 各國의 一般的法理論에 따라서 '케이스 로'의 형식을 통하여 전개되었으며, 현재도 아직 立法化가 종료되지 아니한 국가에서는 製造物責任이 판례를 통하여 발전하고 있다.

   2. 責任原則: 무과실책임화의 필요성

   1) 손해배상책임으로서의 제조물책임은 우선 契約責任을 근거로 하여 구성될 수 있다. 그러나 계약법의 일반원칙에 따라서 계약책임은 단지 계약당사자 사이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에, 계약제조물책임은 契約關係(privity)가 있는 계약당사자 사이에서만 적용된다:'契約當事者關係 없으면 責任 없다'. 만일 결함제조물에 의하여 손해가 계약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발생한 경우는 契約責任에 의한 製造物責任이 성립할 수 없다. 특히 被害者인 결함제조물의 사용자나 소비자와 제조자 사이에는 보통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결함제조물의 제조자와 缺陷製造物의 使用이나 消費에 의하여 손해를 당한 피해자 사이는 契約製造物責任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제조물책임은 不法行爲責任으로 인정될 수 있다. 다만 불법행위책임은 '過失責任'이 원칙이기 때문에(민법 제750조), 不法行爲製造物責任에서도 과실책임의 원칙이 적용된다: "과실 없으면 책임 없다". 과실제조물책임에 의하면 책임근거로서 '過失'이 요구되므로, 제조물책임은 단지 製造物의 '缺陷'이 제조자에게 책임있는 사유, 즉 제조자에게 필요한 注意義務의 違反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 만일 제조자가 그 제조물의 생산을 위하여 요구되는 필요한 注意義務를 다한 경우는, 비록 결함제조물이 생산되고, 그 缺陷製造物에 의하여 損害가 발생한 경우도 製造物責任은 문제가 되지 아니한다.

   2) 인류의 역사상 일찍이 볼 수 없었던 現代의 資本主義經濟와 物質文明의 發達은 不法行爲法上의 過失責任主義에 힘입은 바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과실책임주의에 의하면 손해는 단지 故意나 過失이 있는 경우에만 배상되므로, 특히 기업을 위해서는 과실책임주의가 責任의 制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주의경제의 고도한 발달과 과학기술의 급속한 진보에 따라서 본래 自由平等한 시민사회를 전제로 하여 성립한 과실책임주의는 그 모순을 露呈하게 되었다. 점차 고도로 발달한 科學技術의 應用을 통해서 제조물을 생산하여 利潤追求를 도모하는 대기업 등이 加害者가 되고, 그 제조물의 사용자나 소비자 등 일반시민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는 과실책임주의가 상정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地位의 對等性이 존재하지 아니하며, 따라서 결코 가해자와 피해자가 自由·平等하지 아니하고,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커다란 差異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특히 과학기술이나 자본주의경제의 고도한 발달을 통하여 사회생활은 점점 '危險化'하게 되었으며, 危險製造物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加害者와 被害者 가운데 누구에게 과실이 있는가를 확인할 수 없다든지, 손해발생의 과정이 극히 복잡하기 때문에 과실을 입증하기가 불가능하거나 대단히 곤란하다든지 하는 경우가 증가하게 되었다.

   3) 오늘날 製造物責任의 過失責任主義는 새로운 局面에 직면하고 있다. 과실책임주의,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産業發達의 美名 아래 희생양이 되고 있는 제조물의 소비자나 사용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製造物責任의 無過失責任化, 즉 '過失責任主義로부터 無過失責任主義로의 轉換'이 검토되고 있거나 실현되고 있다. 미국에서 이미 1963년에 판례를 통하여 '嚴格責任'(strict laibility)이라는 명칭으로 확립된 제조물책임의 무과실책임화는 역시 EC·EFTA 등 유럽에서도 '利益이 귀속되는 者에게 역시 손해도 귀속한다'고 하는 報償責任主義 혹은 '위험한 活動이나 物件을 지배하는 者가 그 활동이나 물건으로부터 생긴 損害도 부담한다'고 하는 危險責任主義에 근거하여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3. 責任主體

   제조물책임은 결함제조물에 의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製造者'의 責任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製造物을 직접적으로 제조한 製造者가 제조물책임의 책임주체에 해당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異見이 없다. 그리고 제조물책임에서의 책임주체로서는 결함제조물의 생산과정을 직접적으로 지배한 '제조자' 이외에도, 輸入業者와 販賣業者·賃貸業者·리스業者, 運送業者·倉庫業者, 修理業者·設置業者, 供給者 등도 고려할 수 있다.

   1) 製造者

   (a) 제조물책임의 책임주체로서는 우선 '제조자'가 고려된다. 다만 제조물책임은 현대의 자본주의경제 아래 야기된 대량생산·대량판매·대량소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발전한 제도이므로, 제조자란 '業者'를 의미한다. '業者'는 '반복계속적으로 제조물을 제조하는 행위하는 者'를 가리키므로, 예컨대 부인이 개인적은 만든 쨈을 이웃에 사는 隣人에게 나누어 준 경우는 제조자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다만 業者의 '業'이나 製造行爲가 반드시 營利性을 그 요건으로 하거나 유상행위일 필요는 없다. 그러므로 비영리적인 無償行爲에 해당할지라도 製造物責任이 성립하며, 가령 國家나 비영리적으로 운영되는 血液銀行이 헌혈로 수집된 혈액을 '輸血用血液'으로 제조하여 병원에 공급하고, 병원에서는 다시 이 혈액을 환자에게 사용한 경우에, 만일 국가나 혈액원에 의하여 제조된 輸血用血液이 AIDS바이러스·B형간염이나 매독 등에 감염된 결과로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비록 그 輸血用血液이 무상으로 공급된 경우도 제조자인 國家나 血液銀行에 제조물책임이 성립한다.

   (b) 제조물책임의 책임주체가 되는 製造者에는 완성품의 제조자 뿐만 아니라, 部品이나 原材料의 製造者도 포함된다. 그러므로 결함이 있는 부품이나 원재료의 제조자는 이 부품이나 원재료를 사용하여 제조된 完成品의 缺陷에 대하여 - 완성품의 결함이 部品이나 原材料의 缺陷에 기인하는 限 - 제조물책임을 부담한다. 다만 部品이나 原材料의 缺陷이 완성품제조자의 지시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는 部品이나 原材料의 製造者에게 제조물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

   (c) 미가공의 자연산출물, 예컨대 農産物·畜産物·水産物·狩獵物 등의 生産者는 제1차산업을 보호한다는 政策的配慮에 의하여 제조물책임의 책임주체로서의 제조자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다만 現代型의 農業이나 養殖業 등에 의하여 생산된 산출물에 대해서는 제조물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d) 제조물을 직접적으로 제조한 製造者는 아니지만, 他人이 생산한 제조물에 자기의 商標 등을 붙여서 消費者로부터 제조자로서의 신뢰를 야기한 表示製造者 혹은 '類似製造者'(Quasi-Hersteller)도 제조물책임의 책임주체가 된다. 특히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즉 하도급업체가 주문자상표제품제조에 의하여 공급한 반완성품 혹은 완성품에 注文者가 자신의 브랜드(상표)를 붙여서 판매하는 경우가 표시제조자에 해당된다.

   2) 輸入業者

   외국에서 생산된 제조물을 국내에 수입하는 輸入業者도 製造者와 마찬가지로, 製造物責任의 責任主體에 해당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異見이 없다. 수입업자에게 제조물책임을 부담시키는 근거는 수입업자는 제조물의 유통과정에서 製造者와 消費者 사이를 연결하고, 국내시장에서 外國製造物의 流通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특히 현실적으로는 外國의 製造者에게는 제조물책임을 추궁하기가 곤란하다는 사실로부터 消費者를 保護하여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행자가 외국에서 제조물을 개인적으로 구입하여 국내에 소지하고 들어온 경우와 같이, 영리를 목적으로 외국제조물을 국내시장에 유통시키는 수입업자가 아닌 경우는 製造物責任의 主體性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3) 販賣者 및 賃貸業者·리스業者

   (a) 소매업자나 도매업자 등 販賣業者는 제조자가 아니므로, 직접적으로 제조물에 缺陷을 발생하게 하지는 아니한다. 그러므로 판매업자는 원칙적으로 製造物에 존재하는 缺陷에 대하여 제조물책임을 부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예외적으로, 예컨대 판매업자에게 필요한 販賣製造物에 대한 '檢査義務'를 이행하지 아니한 결과로 결함제조물을 시장에 유통시킨 경우는 販賣者의 製造物責任이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판매자의 제조물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에, 제조자와 함께 판매자를 제조물책임의 책임주체로 인정하는 방법과 製造者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 限하여 2차적으로 판매자를 製造物責任의 責任主體로 인정하는 방법이 있다. 미국에서는 消費者의 保護에 만전을 기하기 위하여 제조자 이외에 판매자에게도 제조물책임을 인정하는 반면에, EC제조물책임지침에 의하면 판매자는 製造者의 特定이 가능한 限 제조물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며, 販賣者의 製造物責任은 단지 제조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

   (b) 제조물책임은 '賣買契約'에 근거하여 消費者가 소유권을 취득한 製造物의 缺陷에 기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경우는, 賃貸業者나 리스業者에게는 제조물책임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왜냐하면, 임대업자나 리스업자는 '賃貸借契約' 혹은 '리스契約'에 근거하여 제조물의 점유를 임차인이나 리스이용자에게 이전할 뿐이며, 매매계약에서와 같이 제조물의 소유권을 소비자에게 이전하지는 아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대업자나 리스업자도 賃貸借目的物 혹은 리스物의 缺陷 여부에 대한 '檢査義務'를 부담하며, 특히 리스계약은 대부분 단지 제조물의 대금에 대한 融資의 手段으로 이용되는 金融리스契約이며, 실질적으로는 매매계약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임대업자나 리스업자에게도 '製造者와 함께' 혹은 '제조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 製造物責任의 主體性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4) 勞務提供者

   製造物의 設置業者·修理業者 혹은 運送業者·倉庫業者 등 노무제공자도 제조물책임의 책임주체가 될 수 있다. 다만 노무제공자는 제조물 자체에 본래 존재한 결함에 대해서는 製造物責任을 부담하지 아니하며, 設置業者나 修理業者는 설치 혹은 수리의 과정을 통하여 스스로 제조물에 야기한 결함이나 設置 혹은 修理를 위하여 요구되는 點檢하여야 할 缺陷을 간과한 경우에 제조물책임을 부담하고, 운송업자나 창고업자는 스스로 제조물에 缺陷이 발생하도록 한 경우에 한하여 製造物責任을 부담한다.

   5) 情報提供者

   정보의 제공은 製造物責任의 射程距離外에 있다. 그러므로 정보제공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제조물책임이 성립하지 아니한다. 다만 情報가 서적이나 소프트 웨어의 형태로 컴퓨터의 플로피 디스크·CD-ROM 등에 수록되어 있다면, 정보에 결함이 있는 서적이나 소프트 웨어의 사용자 혹은 소비자에게 情報缺陷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는 정보에 결함이 있는 書籍이나 소프트 웨어에 의한 製造物責任이 성립할 수 있다.

   6) 國家

   國家가 제조자로서 製造物을 제조하거나 販賣者로서 제조물을 판매한 경우는 물론 국가도 製造物責任의 責任主體가 된다. 다만 문제가 되는 내용은 國家가 제조물의 제조나 판매에 대하여 認可나 許可의 權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製造物責任을 부담하여야 하는가 하는 사실이다. 만일 제조물책임의 근거를 製造者의 營利性이라고 하는 '報償責任'의 原則에서 구하는 경우는 認可·許可權限者로서의 國家가 제조물책임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제조물책임을 危險責任이나 無過失責任으로 이해하는 限, 제조물책임은 報償責任의 原則을 관철하기 위한 목적 뿐만 아니라, 고도로 위험한 製造物을 유통시킨 責任이 있는 者는 그 위험에 의하여 발생한 損害에 대하여 과실과 관계없이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사상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危險製造物의 流通을 인가·허가하거나 제조물의 제조·판매 및 결함제조물의 회수에 행정지도를 통하여 관여하는 國家도 제조물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4. '製造物'槪念

   제조물책임은 문자 그대로 '제조물'을 그 대상으로 한다. 그러므로 제조물책임은 본질적으로 '製造物'의 槪念과 직결되며, 명확한 '製造物'槪念을 그 前提要件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물책임에서의 제조물개념 혹은 제조물의 범위를 일률적으로 정의하거나 규정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다. 製造物槪念의 核心部分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이 일치하고 있지만, 그 周邊部分에 관해서는 의견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제조물개념에 동산이 포함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異論이 없다. 토지나 건물 등 不動産도 製造物槪念에 해당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아니하고 있다. 그리고 동산 가운데 手工藝品·藝術作品, 未加工農水産物, 의약품, 臟器·血液, 中古品, 폐기물 등에 대해서는 제조물개념의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전기 등 에너지나 정보에 대해서도 제조물개념을 인정하는 입장도 있다.

   1) 부동산

   미가공의 토지나 기타 부동산이 제조물개념에 포함되지 아니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異見이 없다. 그러나 최근 대량으로 건축되어 판매되고 있는 新築住宅과 관련하여서는 缺陷宅地 혹은 缺陷建物에 대한 제조물책임을 인정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부동산, 특히 건물에 기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都給(민법 제664조) 혹은 賣買(민법 제563조)에 근거한 계약상의 책임이나 工作物責任(민법 제758조)에 의한 被害者의 救濟가 가능하며, 또한 因果關係의 證明도 곤란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특별히 건물에 대하여 製造物責任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 다만 부동산에 부속되어 있는 動産은 제조물에 포함되며, 만일 어린이公園에 설치된 놀이기구에 결함이 존재하여 어린이가 부상을 입은 경우는 어린이公園設置者가 어린이공원 자체의 결함에 의한 제조물책임을 부담하지는 아니하지만, 놀이기구의 제조자는 제조물, 즉 놀이기구의 결함에 의한 손해에 대하여 製造物責任을 부담한다.

   2) 미가공자연산출물

   農水産物이나 畜産物·漁獵物 등 미가공자연산출물은 製造物의 範圍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제조물책임은 단지 공업적인 가공을 가한 제조물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미가공의 자연산출물이 제조물개념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산출물을 산업적으로 가공한 경우는 自然産出物에 대해서도 제조물책임이 인정된다. 다만 未加工과 加工 사이의 限界가 분명하지 아니하고 모호하다는 사실에 의하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가령 생선을 近海에서 잡아서 상자에 넣어 냉동한 경우에, 未加工의 魚物인가, 아니면 가공한 어물인가가 문제되며, 혹은 지방특산물을 건조·가공하고 포장하여 우편을 통하여 매매하는 경우에, 이 地方特産物은 가공한 제조물에 해당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농업이나 어업 등 제1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하여 미가공자연산출물을 제조물에서 제외하고 있다. 만일 水銀이나 카드뮴에 오염된 고기 혹은 농작물에 의하여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는 農水産業者가 製造物責任을 부담하지는 아니하지만, 수은이나 카드뮴 등 오염물질을 배출한 汚染者가 책임을 부담하며, 농약이 殘留하고 있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農藥製造者의 製造物責任이 인정되므로, 미가공의 자연산출물을 제조물에서 제외한다고 하여도 소비자에게 발생한 被害의 救濟는 가능하고 소비자보호와 관련하여 문제가 없다. 그러나 최근 현대의 농수산업은 産業化되는 경향이 있고, 농수산업에 화학비료 및 인공사료, 살충제·生長호르몬 등 藥劑가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농수산업의 자연산출물도 '危險性'이 있으며, 특히 農水産業에 바이오테크놀로지의 利用이 진전되고 있다는 사정을 고려하여 未加工農水産物에 대해서도 제조물책임을 인정하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농약이나 중금속에 오염된 輸入農産物로부터 國內의 消費者를 보호할 필요성도 무시할 수 없다.

   3) 혈액·장기

   살아있는 인간의 장기나 혈액은 去來의 '對象物'이 되지 아니하며, 법적인 의미에 서의 '物件'(민법 제98조)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移植用臟器나 輸血을 위한 血液은 장기나 혈액이 인체에서 분리된 순간부터 民法上의 物件이며, 동산(민법 제99조 제2항)으로서 제조물책임에서 의미하는 製造物이 된다. 그러므로 臟器銀行이나 血液銀行에 보관중인 장기 혹은 혈액에 의해서는 製造物責任이 성립할 수 있다.

   다만 장기나 혈액에 결함이 있는 경우에 製造物責任의 責任主體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缺陷臟器나 缺陷血液에 의하여 발생한 損害에 대한 제조물책임을 장기제공자 혹은 헌혈자가 부담하는가, 아니면 병원이나 혈액원 등이 부담하는가? 장기제공자나 헌혈자가 엄밀한 의미에서 缺陷長期나 缺陷血液의 製造者라고는 할 수 없으며, 장기제공자나 헌혈자는 장기나 혈액을 매매(민법 재563조)가 아니라 '無償으로' 제공하며, 결코 경제적 목적을 위하여 '製造'한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인간의 자기의 신체에 대한 권리는 '소유권'이 아니라, '인격권'으로 이해되고 있다. 인체의 형성에 대하여 産業的製造의 槪念을 적용하고, 人體를 財産權의 客體로 인정하는 견해는 헌법 제10조가 보장하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에 위반되기 때문에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장기제공자나 헌혈자는 제조물책임의 책임주체가 되지 아니하며, 다만 缺陷臟器나 缺陷血液에 대한 製造物責任은 병원·혈액은행·의사 등이 부담한다. 특히 血液과 관련하여 종래는 血液型의 不適合이나 血淸肝炎을 둘러싼 사건이 문제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근래는 AIDS, 즉 후천성면역결핍증에 관한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4) 電氣 등 에너지

   '電氣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 즉 에너지도 민법상 物件에 해당하며(민법 제98조), 따라서 전기 등 에너지도 제조물책임에서 의미하는 제조물의 범위에 포한된다. 그?므로 만일 공급된 전기의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는 제조물책임이 성립한다. 그러나 전기제조물책임의 성립을 위한 전기의 결함에 停電은 해당되지 아니하고, 電壓·암페어數·싸이클數 등의 異常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 예컨대 高壓電氣가 가정에 공급된 결과로 火災가 발생한 경우에 製造物責任이 인정될 수 있다. 電氣에 기인한 損害에 대하여는 손해가 흔히 공급된 電氣 그 자체에 의해서 보다도 서비스提供行爲 혹은 電氣供給裝置의 缺陷에 의하여 발생하므로, 전기를 별도로 製造物로 취급하지 아니하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전기 이외에 가스나 스팀 등 에너지源은 물론, 熱·磁器·방사선·전자파 등도 에너지로서 제조물개념에 포함될 수 있다.

   5) 情報

   情報 자체는 無體·無形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物件'이 아니며, 따라서 제조물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또한 정보를 전달하는 通信이나 電話도 단순한 '서비스'에 불과하므로 제조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일정한 정보를 기재하거나 수록한 서적·플로피 디스크·CD 혹은 소프트 웨어가 저장된 ROM·IC테이프는 각각 서적·플로피 디스크·CD·ROM·IC 등 그 자체가 製造物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만일 書籍에 의하여 제공된 情報나 소프트 웨어 등의 결함에 기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는 製造物責任이 성립한다.

   6) 動物·微生物

   동물도 역시 動産에 해당되며, 製造物에 해당된다. 그?고 박테리아·세균·바이러스·原蟲 등 微生物도 제조물책임법적 의미에서 製造物에 해당될 수 있다. 왜?하면, 비록 미생물이 생물학적으로 動物에 해당되지는 아니하지만, 法的으로는 '動産'(민법 제99조 제2항)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自然環境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서식하는 微生物에 대하여 제조물책임을 적용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나 遺傳子操作을 통하여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微生物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없이 製造物責任이 적용될 수 있다.

   5. 缺陷의 類型

   무과실책임주의를 기초로 한 製造物責任의 歸責根據는 '결함'이다. 제조물이 ① 제조물의 외관, ② 합리적으로 예견가능한 製造物의 使用, ③ 製造物이 유통된 時期의 諸般事情 등을 고려하여 '정당하게 기대될 수 있는 安全性'을 제공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결함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제조물책임은 사용자에게 '不相當하게 위험한 결함상태'(a defective condition unreasonably dangerous)에 있는 제조물에 의하여 야기된 손해에 적용된다. 그리고 결함은 제조물책임의 책임요건으로서의 결함은 그 발생과정을 중심으로 ① 개발이나 설계의 단계에서 발생하는 設計上의 缺陷, ② 製造工程의 段階에서 발생하는 製造上의 缺陷, ③ 설명이나 경고의 단계에서 발생하는 警告上의 缺陷 등 세 가지의 類型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設計上의 缺陷

   설계상의 결함은 製造者가 생산을 하기 위하여 기획하고 결정한 製造物의 品質設計에 이미 內在한 缺陷을 의미한다. 설계상의 결함이 존재하면, 製造物의 生産이나 販賣 이전에 그 설계에 기초하여 제조된 모든 제조물에 결함이 발생한다.

   製造者는 안전한 제조물을 계획하고 설계할 注意義務를 부담한다. 특히 제조자는 설계상 제조물의 '의도된 使用'(intended use)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예상가능한 使用'(foreseeable use)에 관해서도 안정성을 확보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만일 제조자가 消費者의 安全에 대하여 충분한 주의를 하지 아니하고, 예컨대 '예상가능한 使用'을 상정한 필요한 실험도 하지 아니하고 위험한 제조물을 설계하여 제조한 결과로 製造物의 消費者나 使用者에게 손해를 야기한 경우는 設計上의 缺陷에 의한 製造物責任을 부담한다.

   2) 製造上의 缺陷

   製造上의 缺陷은 제조물의 설계는 문제가 없지만, 그 製造過程에서 발생한 결함을 의미한다. 설계상의 결함과 달리, 製造上의 缺陷은 단지 제조물이 제조되고 난 이후에만 인식될 수 있으며, 따라서 보통 품질검사의 단계에서 제조상의 결함제조물은 '不良品'으로 발견된다. 만일 品質檢査에도 불구하고 제조상의 결함에 의하여 제조된 제조물이 시장에 유통되고, 제조물에 존재하는 製造上의 缺陷을 통하여 결함제조물의 소비자나 사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제조상의 결함에 의한 製造物責任이 성립한다.

   3) 警告上의 缺陷

   警告上의 缺陷은 제조물에 설계상의 결함이나 제조상의 결함이 존재하지 아니하지만, 그 제조물에 필요한 적절한 警告나 說明·指示 등을 하지 아니한 결과로 발생하는 製造物의 缺陷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경고상의 결함이 존재하는 경우에 제조물 그 자체는 무결함의 제조물이며, 경고상의 결함은 製造物의 使用者가 '주의깊게' 제조물을 사용하는 경우는 그 危險이나 損害를 방지할 수도 있는 특징이 있다. 다만 부적절한 조작이나 사용을 통하여 제조물의 위험성이 현실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제조자는 이 위험을 製造物의 使用者에게 경고하거나 지시·설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며, 제조자는 보통 이 의무를 '使用說明書'나 필요한 경우는 특별한 경고를 통하여 이행하여야 한다. 만일 製造物의 使用者에 대한 警告나 指示·說明을 하지 아니하거나, 혹은 제조물의 위험성에 비교하여 불충분한 경고·지시·설명을 하는 경우에 경고상의 결함이 발생한다. 가령 痲醉液의 使用時 반드시 정맥내에 주사하여야 하는 경우에, 제조자가 정맥외주사의 위험성에 대하여 경고하지 아니하면 警告上의 缺陷이 성립한다.

   6. '開發危險'의 抗辯?

   개발위험은 製造者의 危險認識의 限界'外'에 존재하는 제조물의 위험을 의미한다. 만일 개발위험, 즉 제조물을 제조할 당시의 '학문과 기술의 수준'에 의하면 위험성이나 결함이 전혀 존재하지 아니한 제조물이 세월이 경과하면서 위험성이 현실화되어 결함제조물이 되는 경우도 제조자의 제조물책임이 성립하는가?

   과실책임에 의한 제조물책임에서는 結果回避義務의 前提로서 예견가능성의 존재가 요구된다. 그러므로 過失責任主義 아래에서는 논리필연적으로 제조물책임의 판단요소로 과학기술의 수준이 고려되며, 製造物이 제조되거나 유통된 당시의 '技術水準'(state of the art)에 의하여 예견불가능한 危險에 대해서는 제조자의 과실이 인정될 수 없으므로, 제조물책임이 성립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無過失責任主義에 근거한 제조물책임에서는 '缺陷'이라고 하는 제조물의 객관적 평가에 기초하여 책임기준을 결정하므로, 제조물이 제조되거나 유통될 당시의 과학기술의 수준에 의한 製造者의 豫見可能性이 제조물책임의 판단요소로서 고려되어야 할 論理的必然性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製造物責任에 무과실책임을 적용하는 경우에, '開發危險의 抗辯'을 제조자에게 인정할 것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단순히 法政策的判斷의 問題라고 할 수 있다. 만일 개발위험의 항변이 인정된다면 소비자의 희생에 의한 신기술의 실험이 허용되기 때문에 산업발전에 유익하며, 반면에 開發危險의 抗辯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경우는 소비자가 보호되는 대신에 製造物의 開發에 따른 危險을 항상 제조자가 부담하여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개발의 의욕이 저하되고, 특히 외국제조물에 대한 國內製造物의 産業競爭力이 감소될 우려가 있다.

   製造者가 제조물책임에 대하여 開發危險을 이유로 抗辯할 수 있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를 일률적으로 결정하기는 곤란하다. 다만 제조물이 처음 유통된 당시는 '學問과 技術의 水準'에 따라서 정상적이고 결함이 존재하지 아니한 제조물이 流通 이후의 학문과 기술의 수준에 의하여 비로소 缺陷이 평가되고, 따라서 缺陷製造物이 된 경우에 대해서까지 無過失製造物責任을 인정하는 견해는 무리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개발위험의 항변을 인정하면 科學論爭이 소송상의 쟁점이 되는 경우에 소송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고, 소비자보호의 의미가 퇴색할 위험이 있으며, 또한 개발위험의 항변이 '製造者의 製造物責任으로부터의 逃避處'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개발위험의 항변은 부인되거나 단지 극히 예외적으로만 인정되어야 한다.

   7. 立證責任

   製造物責任訴訟의 '勝敗'는 흔히 현실적으로 立證責任을 누가 부담하는가에 따라서 좌우된다. 전통적으로는 피해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한다. 역시 제조물책임소송에서도 결함제조물에 의하여 손해를 당한 피해자가 製造者의 過失이나 제조물의 결함, 損害, 過失 혹은 缺陷과 損害 사이의 因果關係 등을 입증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제조물책임소송에서 被害者가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경우는 극도한 證明의 困難性이 문제가 된다. 특? 제조물이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을 구사하여 대량으로 제조되는 동시에, 製造에 관한 情報가 제조자에게만 독점되고 있고, 消費者로서 피해자는 과학적·기술적인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 한편, 製造者로부터의 情報를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며, 경제적이나 사회적인 지위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에 의하여 결함제조물의 피해자가 過失 혹은 缺陷·損害·因果關係를 입증하기는 곤란하다.

   제조자와 소비자 사이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나 情報量의 差異 등을 고려한다면, 제조물책임소송에서 被害者만이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태도는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제조물책임소송의 입증책임은 社會的正義·公平의 觀念 혹은 소송당사자 사이의 '무기평등의 원칙'에 따라서 다시 분배되거나 피해자의 증명부담을 완화하는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우선 결함제조물의 피해자에 대한 입증부담의 경감을 인정하여, 그 증명의 정도를 경감하는 '立證輕減'을 고려할 수 있다. 그리고 피해자의 입증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제조물책임에 '事實上의 推定'이 적용될 수도 있다. 사?상의 추정에 의한 立證緩和란 요건사실을 추측하도록 하는 經驗則上의 事實, 즉 間接事實이 증명된 경우에, 그 要件事實의 證明을 추정하는 증명방법을 의미한다.

   최근 제조물책임법의 동향은 일반적으로 無過失責任主義에 입각하여, '過失' 대신에 '缺陷'을 책임요건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缺陷製造物의 被害者에 의한 결함과 인과관계의 증명이 곤란하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立證責任의 轉換을 도모하고 있다. 제조물책임에 적용되는 입증책임의 전환은 결함추정과 인과관계의 추정을 통하여 실현된다. 결함의 존재는 '製造物의 적정한 使用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한다는 사실'과 '그 損害가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성질의 손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하는 사실'의 전제사실이 증명된 경우에 추정되며, 缺陷과 損害發生 사이의 因果關係는 '제조물에 결함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결함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는 동일한 손해가 발생한다고 하는 사실'의 전제사실이 증명된 경우에 추정된다. 缺陷의 推定은 제조물의 통상 예상된 사용에 의하여 통상의 사용으로는 발생할 수 없는 損害가 야기되면 인정되기 때문에, 만일 통상의 속도로 운행하고 있는 自動車가 핸들의 고장으로 인하여 추돌사고가 야기한 경우에 핸들에 존재하는 구체적 결함에 대하여 증명할 필요없이 결함이 추정되며, 또한 혈우병을 위한 血液製劑가 AIDS에 감염된 缺陷血液에 의하여 제조된 사실이 분명하고, 이 혈액제제를 복용한 患者가 AIDS에 감염된 경우는 그 患者의 損害와 AIDS에 감염된 血液에 의하여 제조된 缺陷血液製劑 사이의 因果關係가 추정된다.

   Ⅲ. 美國의 製造物責任法

   1. 케이스 로에 의한 製造物責任法의 發展

   1) 오랜 기간 동안 전통적으로 美國의 製造物責任法은 영국의 제조물책임에 관한 리딩 케이스인 Winterbottom v. Wright-사건에 입각하여, 製造者에 대한 被害者의 責任根據가 제조자의 계약위반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인정되었다. 그러므로 피해자가 제조물책임을 청구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被害者와 加害者 사이의 '契約當事者關係'(privity)가 항상 요구되었다. 제조물의 매수인은 賣渡人의 過失이 존재하는 경우에 매도인에 대하여 제조물책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었지만, 賣渡人과 계약당사자관계에 있지 아니한 賣買製造物의 使用者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라든지, 혹은 그 製造物의 使用과 관련하여 우연히 제3자에게 손해가 야기된 경우는 製造物責任이 성립하지 아니하였다.

   2) 제조물책임을 적용하기 위하여 계약당사자관계를 요구하는 견해는 점차 완화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Thomas v. Winchester-事件을 계기로 계약당사자관계의 원칙에 대하여 銃砲·폭발물·세발제 혹은 毒極物 등 사용자의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에 '本來危險한(inherently dangerous) 제조물'에 한해서는 예외적으로 계약관계가 없는 제3자에 대해서도 제조물책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Thomas-事件을 통해서는 '本來 위험한 製造物'에 대해서만 제조물책임이 인정되었기 때문에, 단지 제한적으로만 계약당사자관계에 있지 아니한 피해자가 보호될 수 있었다. 제조물책임을 위한 계약관계의 요건이 철폐된 전기를 마련한 판례는 Macpherson v. Buick Motor Co.-事件이라고 할 수 있다. 이 MacPherson-事件을 통하여 '본래 危險한 製造物'이라고 하는 요건도 제거되었으며, 계약당사자 이외에 제조물에 의하여 손해를 당한 사용자나 제3자도 契約當事者關係와 관계없이 결함제조물의 제조자에 대하여 제조물책임을 청구할 수 있게 되어 소비자보호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되었다.

   3) 제조물책임을 위한 契約當事者關係의 要件을 철폐되었지만, 製造者의 過失을 입증하는 책임을 원고인 被害者가 부담하여야 하였으며, 製造者와 消費者 사이의 社會的·經濟的地位의 隔差나 정보량의 차이 등에 의하여 피해자의 과실입증은 대단히 곤란하거나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이 不公平을 시정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로 미국의 법원은 Escola v. Coca Cola Bottling Co.-事件을 통해서 피해자의 입증부담을 완화하는 '事實推定則'(res ipsa loquitur)이 인정되었다. 그리고 事實推定則 이외에, 被害者의 立證責任을 더욱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예컨대 안전법규의 위반 등 어떤 사실로부터 직접적으로 製造者의 過失을 추정하는 '당연한 過失'(negligence per se)을 제조물책임에 적용하는 경우도 인정되게 되었다.

   4) 과실제조물책임 이외에, 제조물책임은 계약상 제조자와 소비자 사이에 '保證'(warranty)이 있는 경우도 성립한다. 保證製造物責任은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매매목적물의 품질에 대하여 보증을 하고, 以後에 제조물의 품질과 보증한 내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에 매도인이 그 직접의 매수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製造物責任을 의미하며, 그 성질은 無過失責任에 해당한다. 다만 보증제조물책임은 계약에 기초한 제조물책임이기 때문에, 契約當事者關係에 있지 아니한 제3자는 保證에 의한 製造物責任을 주장할 수 없다는 난점이 있다.

   보증책임은 明示的保證과 默示的保證에 의한 책임으로 구별된다. 명시적 보증(express warranty)은 제조물의 매매와 관련하여 제조자나 판매상이 사용자에게 선전·광고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製造物의 品質이나 安全性에 대하여 약속을 한다든지, 혹은 見本에 기초하여 거래를 한다든지 하는 경우에, 製造物이 그 약속이나 견본에서 정한 품질이나 안전성에 일치한다는 사실에 대한 보증을 의미한다. 明示的保證責任과 관련하여 미국에서는 Baxtor v. Ford-事件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계약당사관계가 없으나 '명시적 보증의 도달이 예상되는 者'에 대해서까지 保證製造物責任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묵시적 보증(implied warranty)은 제조물이 일정한 품질과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暗默的으로 인정되는 보증을 의미하며, 默示的保證責任에서 계약관계의 요건을 폐지한 판결로서 유명한 사건은 Henningsen v. Bloomfield Motors-事件이라고 할 수 있다.

   2. 嚴格製造物責任의 確立

   미국에서는 본래 제조물책임에 대하여 - 以上의 言及과 같이 - '過失'理論 혹은 '保證違反'理論이 적용되었다. 그러므로 결함있는 제조물의 제조자나 판매자에게 제조물책임은 단지 과실입증이나 계약을 통하여 성립한 保證請求權의 證明에 의해서만 성립할 수 있었으며, 過失이 없거나 계약상 보증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제조물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하였다.

   그러므로 이 障碍를 극복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製造者의 過失이 없거나 제조자와 소비자 사이에 계약상 보증이 없는 경우도 제조물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製造者에게 無過失責任을 부여하기 위하여 미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제조물책임이론이 불법행위법상의 엄격책임이론이다. 엄격제조물책임은 製造物危險責任 혹은 過失獨立的不法行爲製造物責任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엄격제조물책임, 즉 제조물위험책임 혹은 과실독립적 불법행위제조물책임에 의하면 제조물의 제조자 혹은 판매자가 身體侵害 혹은 財産損害를 야기하는 缺陷을 가진 제조물을 제조하거나 유통시킨 경우에, 製造物의 缺陷이나 그 결함에 의한 손해발생에 대한 製造者나 販賣者의 過失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責任을 부담하는 과실독립적인 엄격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

   1) 리딩 케이스: Greenman-事件

   현재 미국에서는 제조물책임에 대하여 엄격책임이 異見없이 적용되고 있다. 嚴格製造物責任을 확립한 최초의 리딩 케이스는 [그린맨-事件]이라고 할 수 있다. 1963년에 캘리포니아州의 최고법원이 [그린맨-事件]을 통하여 획기적으로 제조물책임에 대하여 엄격책임을 적용한 이래, 제조물책임에 관하여 過失獨立的不法行爲責任 혹은 危險責任으로서의 '嚴格責任'(strict liability in tort)이 제조물책임에 적용되고 있다.

      [Greenman v. Yuba Power Products, Inc.-事件]

      [事件槪要]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木工作業을 위하여 톱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구멍 뚫는 기계(穿孔機) 혹은 旋盤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多目的用電動工具의 製造者와 販賣商을 피고로 하여 제기한 訴訟이 문제가 되고 있다. 原告는 판매상을 통하여 이 공구의 전시회에 참가한 기회가 있었으며, 제조자가 제작한 案內書를 통해서도 이 공구에 대한 정보를 얻을 기회가 있었다. 原告의 妻는 1955년 크리스마스에 이 工具를 구입하여 원고에게 선물하였다. 1957년에 원고는 이 공구를 旋盤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필요한 附屬品을 구입하였다. 원고가 이 공구를 사용하여 아무 어려움없이 여러 차례 목공작업을 한 이후, 어느 날 갑작기 작업 도중에 이 工具로부터 나무조각이 튀어나왔으며, 이 나무조각이 원고의 이마를 때려서 원고는 중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부터 10.5개월이 지난 후 원고는 販賣商과 製造者에 대하여 保證給付違反을 이유로 청구권을 행사하였고, 결국은 판매상과 제조자를 상대로 하여 保證給付義務의 違反과 損害發生에 대한 과실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判決要旨]

      흔히 그린맨-事件으로 불리는 이 사건에서 캘리포니아州 최고법원은 그 판결을 통하여 엄격제조물책임을 미국에서 처음으로 확립하였다. 이 판결을 언도한 트레이너(Traynor)판사에 의하면, 缺陷製造物로부터 야기된 損害에 대한 책임은 그 제조물을 유통시킨 자가 부담하여야 하고, 자신을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被害者가 부담할 수는 없으며, 또한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製造物의 缺陷 유무에 대하여 檢査를 하지 아니하고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그 제조물이 身體나 生命에 침해를 야기하는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경우는 제조자가 嚴格責任을 부담한다. 그러므로 그린맨-事件의 判決은 원고가 電動工具를 그 본래의 용도에 따라서 사용한 경우는 그 공구의 설계상 혹은 제조상의 결함에 의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입증하면, 製造者의 嚴格製造物責任이 인정되고, 保證違反의 通知 여부는 엄격책임의 인정에 관계가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2) 제2차 不法行爲法리스테이트먼트 제402A조

   [그린맨-事件]의 判決에 나타난 제조물책임에 관한 嚴格責任理論은 1965년에 작성된 제2차 不法行爲法리스테트먼트 제402A조에 반영되어 있다. 不法行爲法리스테이트먼트는 판례를 통하여 형성된 판례법을 條文의 形式으로 '再記述'(restate)하고, 註釋과 設例를 첨부하여 편찬된 불법행위에 관한 著述로 [미국법률협회](American Law Institue)라고 하는 민간단체에 의하여 발행되고 있다. 그러나 불법행위법리스테이트먼트는 法典이 아니기 때문에, 法典과 같이 直接的으로 法的拘束力은 없다. 다만 不法行爲法리스테이트먼트가 발표되면 그 이후의 판례를 선도한다는 사실에 의하여, 이 不法行爲法리스테이트먼트는 미국의 불법행위법에 대하여 사실상 대단히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製造物責任에 대하여 엄격책임을 규정한 제2차 불법행위법리스테이트먼트 제402A조는 캘리포니아大學의 프로써(Prosser)敎授가 起草한 조항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2차 不法行爲法리스테이트먼트 제402A조]

     (1) 使用者 혹은 消費者 및 그 재산에 대하여 부당한 정도로 위험한 상태에 있는 제조물의 판매자는 다음의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製造物의 缺陷을 통하여 최종의 사용자 혹은 소비자 및 그 재산에 야기된 物質的損害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한다:

     (a) 賣渡人이 製造物의 販賣業에 종사하는 경우,

     (b) 製造物이 판매된 상태에서 본질적인 변경을 받지 아니하고 사용자 혹은 소비자에게 도달한다고 기대되고, 또한 실제로 本質的變更이 없이 도달한 경우.

     (2) 제1항에 규정되어 있는 원칙은 다음의 경우도 적용된다:

     (a) 매도인이 製造物의 製造와 販賣에 모든 가능한 注意를 다한 경우,

     (b) 使用者 혹은 消費者가 제조물을 매도인으로부터 구입하지 아니하였거나, 혹은 매도인과 契約關係에 있지 아니한 경우.

   3. 製造物責任法의 立法化

   1) 모델統一製造物責任法

   197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는 [PL危機](product liability crisis), 즉 제조물책임소송의 급증·損害賠償額의 高額化에 의한 제조물책임보험료의 급격한 인상·제조물책임을 위한 보험가입의 곤란 혹은 제조물책임보험의 파탄 등으로 특징되는 '製造物責任危機'라고 하는 상황이 출현하여, 제조물책임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었다. 제조물책임의 위기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하여 美國의 聯邦政府는 1976년 4월에 商務省(Department of Commerce)을 중심으로 各省의 合同에 의하여 [製造物責任에 관한 聯邦合同調査委員會](Federal Interagency Task Force)를 구성하였다. 그리고 이 연방조사위원회는 제조물책임문제에 관한 조사와 검토를 통하여 마련한 '最終報告書'(Final Report)을 1977년 11월에 발표하였다.

   또한 연방합동조사위원회의 최종보고서를 토대로 商務省은 1979년 10월에 [모델統一製造物責任法](Model Uniform Product Liability Act)을 제정·공표하여 제조물책임문제의 해결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였다. 모델統一製造物責任法은 제조물의 결함을 ① 製造上의 缺陷, ② 設計上의 缺陷, ③ 警告·指示의 懈怠, ④ 明示의 保證違反으로 분류하는 동시에, 원칙적으로 엄격책임을 적용하고, 설계상의 결함과 경고·지시의 해태에 대해서는 過失責任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모델제조물책임법은 결함의 판단에 業界慣行이나 業界의 注意安全基準 등을 참작할 수 있는 이외에, 제조물이 법률상 혹은 행정상의 기준에 합치하는 경우는 缺陷이 없는 製造物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聯邦製造物責任法의 制定을 위한 努力

   본래 제조물책임에 관한 연방합동조사위원회는 聯邦製造物責任法을 제정하는 대신에 모델통일제조물책임법을 통하여 各州의 製造物責任에 관한 원칙의 통일을 모도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美國의 各州는 모델통일제조물책임법의 채용에 대단히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따?서 州의 自主的對應에 의한 제조물책임문제의 해결은 곤란하다고 판단되었으며, 그 결과로 聯邦議會에 의한 연방제조물책임법의 제정에 의하여 製造物責任問題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태도가 선회되었다.

   미국에서 모든 州에 통일적으로 법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聯邦法을 제정하는 방법이 용이하고도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그러나 製造物責任은 미국연방헌법 제1조 제8절의 通商條約에 근거하여 연방정부가 立法權을 행사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이며, 또한 역사적으로도 州가 제조물책임문제를 처리하여 왔기 때문에, 聯邦法에 의한 제조물책임의 규율에 대해서는 州政府가 강한 抵抗을 보이고 있었다. 다만 모델통일제조물책임법에 의한 各州 사이의 製造物責任原則의 統一이 실패되고 난 이후부터는 미국에서도 연방제조물책임법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었다.

   모델통일제조물책임법이 공표된 직후인 1979년 11월에 미국 최초의 聯邦製造物責任法案이 下院法案으로 제96차 연방의회에 제출된 이후, 上下兩院을 통하여 여러 法案이 제출되었다. 연방제조물책임법안이 최초로 제출된 이후로 거의 13년의 세월이 경과한 현재, 약간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매년 끊임없이 새로운 法案이 제안되고 폐안되는 과정을 가듭하면서 立法制定이 推進되고 있다. 초기에 제출된 일련의 聯邦製造物責任法案은 모델통일제조물책임법을 기초로 하는 한편, 제조물책임위기의 원인이 無過失責任으로서의 엄격제조물책임이론에 있다는 인식에 의하여 製造物責任의 責任原則을 무과실책임주의로부터 過失責任主義로 복귀할 목적을 가지고 추진되었다. 그러나, 최근은 제조물책임위기의 가장 중요한 要因이 무과실책임주의가 아니라, 징벌배상제도나 연대책임제도 등 다른 원인에 존재한다는 인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므로 최근의 연방제조물책임법의 입법화경향도 ① 非經濟的損害의 制限, ② 懲罰的損害賠償의 制限, ③ 共同責任者 사이의 連帶責任의 制限, ④ 訴訟外紛爭解決制度의 確立 등 이론적 측면 보다는 직접적 효과를 기대하는 제도적 측면을 규율하는 規定의 立法化에 중점이 있는 특징이 있다.

   Ⅳ. 유럽의 製造物責任法

   1. EC國家의 製造物責任法

   유럽共同體(European Communities, EC)의 제조물책임법에 관한 최근동향의 특징은 우선 '立法化'의 完了 혹은 推進中으로 설명할 수 있다. EC國家는 제조물책임법을 통일화하기 위하여 유럽共同體理事會가 1985년에 제정한 'EC제조물책임지침'에 따라서 대부분 이미 製造物責任法을 제정하였거나, 현재 입법을 추진중에 있다.

   1) 統一化의 必要性

   본래 EC國家의 製造物責任에 대한 對應態度는 각양각색이고 통일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프랑스는 惡意賣渡人의 契約上責任(프랑스민법 제1645조)에 의한 判例上의 契約理論의 展開에 의하여 제조자에게 엄격한 책임을 부과하였던 반면에,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過失責任主義를 유지하고 있었고, 독일에서는 과실책임주의에 입각하는 한편(독일민법 제823조 제1항), 立證責任의 轉換에 의하여 被害者의 保護를 도모하는 등 EC國家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존재하였다. 그러나 EC國家 사이의 製造物責任에의 對應에 대한 차이의 존재는 製造者의 競爭條件에 대하여 EC국가 사이의 격차를 초래하고, 共同體市場에서의 자유로운 製造物의 流通을 저해하는 동시에, 消費者를 보호하는 정도에서 EC국가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등 불합리한 結果를 야기하였다. 따라서 EC국가 사이에 제조물책임의 통일화에 대한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었으며, 그 결과로 오랜 기간 동안의 준비를 통하여 드디어 지난 1985년에 製造物責任法의 統一化를 위한 EC製造物責任指針이 제정되었다.

   2) 製造物責任에 관한 EC指針

   EC는 오래 전부터 추진하여 온 製造物責任에 관한 EC指針을 1985년 7월 25일에 EC理事會의 規定을 통하여 정식으로 채택하였다. 그리고 EC제조물책임지침은 1985년 7월 30일에 공포되었고, 이 日字로 효력이 발생되었다. 그러나 EC指針은 EC法의 一部를 구성하지만, 원래 EC會員國의 國民에 대하여 직접적인 효력을 가지고 있지는 아니한 특징이 있다. 다만 EC지침은 일정한 달성하여야 할 목적 그 자체에 의해서만 會員國을 구속하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대해서는 회원국에 위임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EC國家는 일정한 기간내에 國內法을 제정하거나 개정하여야 하는 의무만을 부담한다. EC제조물책임지침에 의해서는 EC의 12개 會員國이 1988년 7월 30일, 즉 공포된 以後 3년 이내에 제조물책임에 관한 國內法을 정비하여 시행하도록 되어 있다.

   (1) 成立背景

   유럽에서 製造物責任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시기는 1960年代부터라고 할 수 있다. EC에서는 정확히 1968년 여름에 제조물책임법의 통일화를 위한 작업이 개시되었으며, 그 이후 장장 20여년의 세월이 경과한 지난 1985년에 그 결실로 '缺陷製造物의 責任에 관한 會員國의 法律·規則 및 行政規定의 調整을 위한 1985년 7월 25일의 理事會指針', 즉 [EC製造物責任指針]이 확정되었다.

   유럽에서 제조물책임의 통일화에 대한 논의는 1960년 전반에 특히 영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발생한 Contergan-事件이 계기가 되어서 처음 시작되었다. EC가 1968년에 제조물책임법의 통일화를 위한 작업을 개시한 동시에, [유럽審議會](Council of Europe, CE)에서 1970년에 역시 消費者保護를 비롯하여, 제조물책임에 관한 원칙의 통일에 의하여 域內國家의 競爭條件을 동일화하고, 製造物의 流通을 촉진할 목적으로 12개 EC국가를 포함한 23개 '모든 西유럽國家'에 적용할 제조물책임조약의 제정작업에 착수하여 1972년에서 1976년까지 작업을 추진한 결과, 1977년 1월에 제조물책임조약이 성립하였다. 다만 CE製造物責任條約은 23개 유럽국가 가운데 프랑스·벨기에·룩셈부르크·오스트리아 등 4개 國家만이 서명을 하였고, 아직 批准國家는 없는 실정이다.

   다른 한편, EC에서는 1968년에 개시된 製造物責任指針의 作業이 1970년에 잠시 중단되는 우여곡절도 있었으나, 1974년 8월에 제1차 豫備草案과 1975년 7월에 제2차 예비초안이 마련되었고, 또한 1976년 9월에는 전문가위원회에 의하여 작성된 '理事會指針案'이 각료이사회에 제출되었다. 그리고 이 理事會指針案에 대해서는 會員國으로부터 여러 방면에서 검토가 되었고 다른 의견이 제시되기도 하였으며, 특히 EC경제사회심의회와 유럽의회의 의견을 토대로 1979년 9월에 '修正指針案'이 제안되었다. 그러나 EC國家 사이의 利害關係와 意見對立으로 인하여 이 修正指針案에 대해서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難航을 거듭하고 있었으나, 1985년 5월에 이사회에 妥協案이 제출되었고, 이 타협안를 검토한 이사회가 1985년 7월 25일에 EC製造物責任指針에 대한 最終合意에 도달하여 제1차 豫備草案 이후 10년 이상의 세월에 걸친 제조물책임법의 통일화에 대한 EC理事會의 努力이 결실를 거두었다.

   (2) 內容

   (a) EC제조물책임지침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責任原則으로 과실책임이 아니라 無過失責任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제조물의 제조자는 무과실책임의 원칙에 따라서, 製造物의 缺陷을 통하여 야기된 손해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한다. EC제조물책임지침이 무과실책임을 제조물책임에 채택한 이유는 '전문적 기술이 향상되고 있는 현대에서 最新技術에 의한 生産에 내재하는 危險의 공평한 分配라고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製造者에게 無過失責任을 인정하는 방법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1976년에 작성된 제1차 理事會指針案이나 1979년의 修正指針案 제1조 제1항은 '제조자가 제조물의 결함을 알았는지 아닌지, 혹은 결함을 알 수 있었는지 아닌지에 관계없다'는 단서를 부가하여 製造物責任이 무과실책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였으나, EC제조물책임지침에서는 이 단서가 삭제되었다. 그러나 EC제조물책임지침이 그 제1조를 통하여 製造者의 無過失責任을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異見이 없다.

   (b) EC제조물책임지침에 의하면 제조물에 '工業的으로 생산된 動産'만이 해당되고, 제1차농산물, 즉 農業이나 牧畜業·漁業에 의한 産出物이나 狩獵物은 원칙적으로 제조물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다만 EC製造物責任指針은 농산물이나 수렵물을 회원국의 선택에 따라서 國內法에 의하여 제조물책임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킬 수도 있는 '選擇事項'으로 인정하고 있다.

   (c) 開發危險은 제조물이 출하될 당시의 학문이나 기술의 수준에 의해서는 製造物에 내재하는 缺陷의 發見이 불가능한 危險을 의미한다. 개발위험에 대한 제조물책임의 인정 如何는 EC製造物責任指針의 成立에서 가장 격심한 논쟁이 전개된 문제이다. EC제조물책임지침은 최종적으로 개발위험에 대해서는 제조자가 製造物責任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會員國의 判斷에 따라서 국내법을 통하여 開發危險에 대하여 製造物責任을 인정할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는 開發危險의 抗辯이 제조자에게 인정되지만, 國內法이 개발위험을 결함에 포함한 경우는 예외적으로 開發危險에 의한 製造物責任이 성립할 수 있다.

   (d) EC제조물책임지침에 의하여 구제의 대상이 되는 손해는 人身損害는 물론, 財産損害도 포함된다. 財産損害가 손해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사실이 EC제조물책임지침의 특징이며, 가령 CE製造物責任條約은 손해를 人身損害에만 한정하고 있다. 다만 EC제조물책임지침에 의한 손해의 범위에 제조물 그 자체의 손해는 포함되지 아니한다. 또한 재산손해는 개인적인 소비나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용재산에 대한 손해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營業用財産에 대한 損害에 대해서는 제조물책임이 성립하지 아니하며, 무과실책임을 근거로 한 少額請求의 頻發을 방지하기 위하여 500ECU 이하의 손해만을 구제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위자료 기타 無形的損害에 대해서는 국내법에 위임되어 있고, 역시 懲罰的損害賠償이나 經濟的損失에 관한 問題도 EC제조물책임지침에서 제외되어 있으므로 국내법에 의하여 규율된다.

   (e) EC製造物責任指針의 責任限度額에 관한 規定도 개발위험의 항변과 마찬가지로 EC國家 사이의 妥協的産物이다. EC제조물책임지침은 원칙적으로 책임한도액에 대한 제한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다만 '死亡 혹은 身體損傷에 의하여 야기된 損害에 대해서는 그 결함이 존재하는 동일한 제조물에 의하여 야기된 손해에 대한 製造者의 全體責任을 제한할 수 있으며, 그 責任限度額은 7,000ECU를 下回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법에 의하여 '선택적으로' 責任限度額을 설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2. EC國家의 '立法化'動向

   EC제조물책임지침에 의하면, EC會員國은 그 공포일인 1985년 7월 30일로부터 3년 이내, 즉 1988년 7월 30일까지는 製造物責任에 관한 國內規定의 整備를 완료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 국내법제정기간까지 EC국가 가운데 불과 3개 國家, 즉 영국·그리스·이탈리아만이 國內의 製造物責任規定을 제정하였고, 그 이후 룩셈부르크·덴마크·독일·포르투칼·네델란드·벨기에·아일랜드가 국내법을 정비하였으며, 1992년 2월말까지 프랑스와 스페인은 아직도 입법작업중에 있다.

   1) 英國

   영국은 EC제조물책임지침에 따라서 1987년 5월 15일에 [消費者保護法](Consumer Protection Act 1987)을 제정하여 1988년 3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특히 消費者保護法 제1장이 제조물책임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소비자보호법은 기본적으로 無過失責任의 原則을 제조물책임에 도입하고 있다. 다만 제조물책임에 대한 종래의 契約責任이나 과실책임의 원칙에 근거한 不法行爲責任의 適用을 배제하지 아니하는 한편, 이 전통적으로 적용된 責任原則도 소비자보호법에 의한 무과실책임과 함께 제조물책임의 근거로 적용하고 있다.

   英國消費者保護法은 우선 농산물을 제조물책임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제2조 제4항), EC제조물책임지침 제9조에 의하여 財産損害에 대해서는 275파운드를 초과하는 손해에 한하여 소비자보호법을 적용하고 있다(제5조 제1항, 제4항). 그러나 소비자보호법은 동일한 결함이 존재하는 同種製造物에 기인한 人身損害의 責任限度額을 규정하지 아니하고 있다. 또한 위자료 등 無形的損害의 賠償責任에 대한 취급은 EC제조물책임지침에 의하여 국내법에 위임되어 있는 사항이지만, 영국은 製造物責任으로서 위자료에 대하여 별도로 규정하지 아니하고 있기 때문에, 慰藉料의 賠償은 전통적으로 적용된 법원칙에 따라서만 인정될 수 있다.

   역시 消費者保護法도 '開發危險의 抗辯'(state of the art defence)을 책임배제의 요건으로 인정하고 있다(제4조 제1항 제e호). 그리고 영국은 프랑스·벨기에·룩셈부르크·독일 등과 달리 역시 醫藥品에 대해서도 開發危險의 抗辯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영국소비자보호법의 개발위험의 항변에 관한 규정은 EC製造物責任指針(제7조 제e항)과 약간 차이가 있다. EC제조물책임지침에 의하면, 開發危險은 제조자가 제조물을 유통한 시기의 學問과 技術의 水準에 의하여 결함을 인식할 수 없는 경우에 인정되는 반면에, 소비자보호법은 제조물을 유통을 위하여 공급한 시기의 과학지식이나 기술지식의 수준에 의하여 '문제가 된 제조물과 同種의 製造物의 製造者'가 그 제조물의 결함을 인식할 수 없는 경우는 제조물책임이 배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英國消費者保護法은 개발위험의 항변을 위한 제조자의 인식가능성을 過失責任에서 제조자의 주관적 요소인 '과실'과 구별하기 위하여, 行爲者인 特定의 製造者가 아니라, '문제가 된 製造物과 동종제조물의 제조자'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기 때문에, 過失이 주관적 요소로서의 인식가능성을 문제로 하고 있는 반면에 개발위험의 항변은 客觀的要素로서의 認識可能性을 문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영국에서는 製造物이 유통된 당시의 학문이나 기술의 수준에 의하여 결함의 인식이 일반적으로 가능한 경우도 '문제가 된 製造物과 同種의 製造物의 製造者'가 결함의 존재를 인식할 수 없으면, 缺陷製造物의 製造者는 소비자보호법에 의한 제조물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할 수 있다.

   2) 그리스

   그리스에서는 1988년 3월 31일에 國家經濟部·司法部·産業에너지技術部·商務部의 共同部令으로 EC제조물책임지침에 의한 제조물책임의 국내규정을 제정하였고, 1988년 7월 30일부터 시행하였다. 그리스製造物責任部令은 동일한 결함이 있는 동일제조물에 기인한 人身損害에 대하여 責任限度額을 인정하고 있는 규정(제15조)을 제외하고는 EC제조물책임지침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러므로 역시 그리스製造物責任部令에서도 제조물책임은 무과실책임의 원칙에 근거하여 인정되며, 제1차농산물에 대해서는 製造物責任이 적용되지 아니하고(제2조), '開發危險의 抗辯'을 제조자는 원용할 수 있다(제7조).

   다만 그리스제조물책임부령에 대해서는 그 合憲性에 대하여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그리스憲法에 의하면 部令으로 되어 있는 제조물책임에 대한 규정은 部令으로 규율할 수 없고, 議會가 제정한 法律에 의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제조물책임부령이 違憲이라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製造物責任部令의 合憲性에 대한 論難 때문에, 현재 그리스商務部는 제조물책임 뿐만 아니라, 消費者去來에 관한 規定을 포함한 포괄적인 내용의 소비자보호법안을 議會에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3)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1988년 5월 24일에 大統領令 제244호에 의하여 EC제조물책임지침에 근거한 製造物責任에 관한 國內規定을 제정하였고, 1988년 7월 30일부터 그 시행에 들어갔다. 본래 이탈리아에서는 제조물책임에 관하여 전통적으로 민법(Codice civile)의 규정에 근거한 과실책임원칙이 적용되어 왔으나, 製造物責任大統領令에 의하여 무과실책임원칙에 의한 제조물책임이 성립하게 되었다. 이탈리아제조물책임대통령령은 EC製造物責任指針이 규정하고 있는 세 가지의 '선택사항' 가운데 어느 사항도 선택하지 아니하고 있다: ① 제1차農産物에 대해서는 無過失責任原則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② 동일한 결함이 있는 同一製造物에 기인한 人身損害에 관하여 책임한도액이 인정되지 아니하며, ③ '제조자가 제조물을 유통한 시기의 과학 및 기술지식의 수준에 의하여 製造物에 缺陷에 있다는 사실을 아직 豫見할 수 없는 경우'(제6조 제e호)는 개발위험의 항변을 통하여 製造物責任이 배제된다.

   4)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는 1989년 4월 21일에 [缺陷製造物에 대한 民事責任에 관한 法律]을 제정하여 1989년 4월 28일에 공고하였으며, 이 製造物責任法은 1942년의 [大公令]에 따라서 공고한 4일 후인 1989년 5월 2일부터 그 효력이 발생하였다. 룩셈부르크제조물책임법은 '開發危險의 抗辯'을 채택하지 아니한 특징이 있는 이외에, 제1차農産物에 대해서도 無過失責任原則을 적용하고 있으며, 동일한 결함이 있는 同種製造物에 기인한 人身損害에 대하여 책임한도액을 설정하지 아니하는 등 소비자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는 사실에 특징이 있다. 특히 룩셈부르크가 EC國家 가운데 유일하게 개발위험의 항변을 부정한 이유는 국내에 製造業이 별로 없으므로, 開發危險의 抗辯을 부정하여도 산업의 위축에 의한 불이익이 우려되지 아니하는 한편, 개발위험의 항변을 채택하지 아니하면 외국에서 반입되는 缺陷製造物로부터 國內消費者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룩셈부르크製造物責任法 제1조에 의하면, '제조자는 제조물의 결함을 통하여 야기된 손해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한다'. 그리고 '缺陷'은 특히 ① 製造物의 外觀, ② 합리적으로 예견가능한 製造物의 用途, ③ 제조물이 유통된 시기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제조물이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제공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발생하며(제2조 제3항), 다만 개량된 製造物이 事後에 유통된다는 사실에 의하여 製造物이 결함제조물로 간주되지는 아니한다. 또한 룩셈부르크製造物責任法 제4조는 ① 제조자가 제조물을 유통시키지 아니한 경우, ② 損害를 야기한 缺陷이 제조자에 의하여 제조물이 유통될 당시에 아직 존재하지 아니하였거나 결함이 사후에 발생한 경우, ③ 製造者가 제조물을 판매, 기타 경제적 목적이 있는 영업을 위하여 제조하지 아니하였거나 자신의 사업적 활동의 범위에서 製造·營業하지 아니한 경우, ④ 제조물이 공적으로 규정된 强制的規制에 합치하는데도 불구하고 결함이 발생한 경우, ⑤ 構成部品의 製造者에 대하여, 缺陷이 구성부품이 부합한 製造物의 設計나 製造物의 製造者가 한 指示에 기인하는 경우에 대하여 제조자의 제조물책임을 배제하고 있다.

   5) 덴마크

   덴마크에서는 1989년 5월 30일에 제조물책임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였으며, 1989년 6월 7일에 國王의 裁可에 의하여 제조물책임법으로 성립하였고, 1989년 6월 10일부터 시행되었다. 덴마크製造物責任法은 무과실책임원칙에 입각하여, 完成品·構成部品·原材料의 製造者, 自然生産物의 生産者, 타인이 제조한 제조물에 제조자로 표시한 表示製造者에게 그 제조물의 결함에 의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製造物責任을 부과하고 있다(제4조 제1항·제6조 제1항). 또한 제조물을 EC域內에 수입한 輸入業者도 제조자에 해당되고(제4조 제2항), 제조물의 공급자도 피해자가 製造者 혹은 輸入業者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는 제조자로서 제조물책임을 부담하며(제4조 제4항), 다만 供給者는 자신에게 製造物을 공급한 以前의 供給者가 누구인가를 특정하여 製造物責任에서 면책될 수 있다(제4조 제5항). 그리고 덴마크製造物責任法에서는 제1차농산물에 대한 무과실책임원칙의 적용이 배제되고 있고(제3조 제2항), '개발위험의 항변'(제7조 제1항 제4호)은 인정되고 있는 한편, 책임한도액은 인정되지 아니하고 있다.

   6) 獨逸

   독일에서는 지난 1989년 12월 15일에 EC製造物責任指針에 의한 [결함제조물에 대한 책임에 관한 법률](Gesetz ?ber die Haftung f?r fehlerhafte Produkte), 즉 獨逸製造物責任法이 제정되었으며, 1990년 1월 1일부터 그 효력이 발생하여 시행되고 있다. 독일제조물책임법은 缺陷製造物에 대한 製造者의 責任을 과실과 관계가 없는 過失獨立的責任 혹은 危險責任으로 구성하고 있다(제1조 제1항). 그리고 무과실제조물책임의 책임주체는 最終製造物의 製造者는 물론, 원재료나 부품의 제조자·유사제조자·수입업자도 포함되며, 특히 제조자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는 供給者도 결함제조물의 제조자가 된다(제4조).

   제조물책임법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開發危險의 抗辯'은 인정되지만(제1조 제2항 제5호), 의약품에 대해서는 [醫藥品法](AMG)에 따라서 개발위험의 항변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제1차농산물이나 수렵물은 製造物責任法의 適用對象에서 제외된다(제2조). 무형적 손해에 대한 책임인 慰藉料에 관해서는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지만, 제조물책임이 危險責任에 입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위자료는 제조물책임법에 의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동일한 缺陷이 있는 同種製造物에 의하여 야기된 人身損害에 대한 責任限度額은 1억6천만마르크로 설정되어 있다(제10조 제1항). 그러므로 위자료 혹은 책임한도액을 초과하는 인신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는 독일민법 제823조 제1항의 적용을 통하여 판례법에 의해서 발전한 過失責任原則에 따라서 결정된다. 다만 동일한 缺陷이 있는 同種製造物에 의하여 발생한 人身損害가 제조물책임법이 규정한 최고한도액을 초과하는 경우는 손해배상액이 그 總額의 最高限度額에 대한 비율에 따라서 감액된다(제10조 제2항).

   7) 네델란드

   네델란드는 EC제조물책임에 근거한 제조물책임의 국내규정을 다른 EC국가와 달리 製造物責任法을 제정하지 아니하고, 民法(Burgerligk Wetboek)의 改正을 통하여 정비하였다. 네델란드제조물책임규정은 지난 1990년 9월 13일에 성립하였으며, 1990년 1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EC製造物責任指針 제1조와 제7조를 고려하여 규정된 네델란드民法 제1407a조는 제조자에게 '危險責任'을 부과하는 한편, 다만 ① 제조자가 제조물을 유통시키지 아니한 경우, ② 손해를 야기한 缺陷이 제조자가 제조물을 유통시킨 당시는 존재하지 아니하였거나 결함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