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 병행수입 활성화를 위한 기획재정부 관계부처 회동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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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6월 15일 기획재정부)

지난주 금요일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여 수입화장품 가격 동향과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입화장품의 병행수입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발표하였다.  신문과 방송을 보면, 내일 당장 수입화장품의 판매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가 된다. 

공무원은 모두 그런가?  그냥 내 맘대로 발표하여 홍보성으로 국민들을 현혹시킨다. 한미 FTA로 관세가 인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판매가격으로 하락되지 않는 것 같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FTA 체결로 해당 년도에 관세가 인하되는 품목은 극히 일부의 품목들이다. 화장수, 베이비파우더, 어린이용제품류, 헤어락커, 애프터쉐이빙로션, 인체용탈취제, 아가비타제품, 탈모제, 향낭, 가향한 목욕용 염등 중요한 제품이 모두 빠진 별로 영양가 없는 품목들만 관세가 철폐된 것이다.  즉 립스틱, 아이샤도우, 메이크업용등 많이 수입하는 제품들은 3년 후에, 로션, 크림등 가장 수입이 많은 품목들은 5년 후에 관세가 철폐되는 것이다. 그리고 화장수 품목에 대하여 관세 (4.5% -> 0%) 혜택을 보려고. 세관에 문의하면 무슨 자료를 그렇게 요구하는지……………… 즉 문은 열어놓았지만, 칼을 들고 문앞을 지키고 있으니, 어떻게 우리가 들어갈 수 있겠는가? 

기획재정부에서는 매니큐어 제품을 예로 들었다.  매니큐어는 실제로 수입을 많이 하는 품목이 아니다. 또한 매니큐어를 병행수입할 업체는 단 한곳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매니큐어는 색상이 너무 많은데, 이 다양한 색상을 모두 품질검사를 하려면, 아마도 수백만원은 품질검사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병행수입하기 가장 좋은 품목은 기초화장품 중 가장 잘 판매되는 품목들 중에서 해외에서 보다 한국에서 유독 비싼 제품들이다. 필자에게 작년에 병행수입하겠다고 의뢰 들어온 품목들은 정해져 있다. K사의 S제품, L그룹의 수분크림, E사의 A제품 등등 이미, 병행수입을 하여 재미를 보거나, 수입하여 완판으로 판매될수 있는 제품들인 것이다. 허접한 화장수, 립스틱, 매니큐어등을 수입할 병행 수입자는 없는 것이다.  시중에는 화장품을 병행수입하여 돈이 될만한 제품들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런데, 법적으로 병행수입을 막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병행수입을 촉진하겠다고 한쪽에서는 떠들지만, 주무 정부에서는 빗장을 여러겹 걸어놓고 있다. 복잡한 수입 구조때문이다.   즉 병행수입자들은 대부분 원 제조회사에서 수입하는 것이 아닌, 현지 Distributor에게 제품을 수입해 온다. 그러다 보니 예를들어, 홍콩에서 제품을 수입하면, 동일한 한 품목에 제조번호가 수십가지가 된다.  즉 홍콩의 Distributor는 미국, 유럽등 세계각지에서 제품을 모아서 수출한다.  그러다 보니, 제조번호가 똑같을 수가 없다. 만일 제조번호가 똑같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2000년으로 기억하는데, 국네 일본지사 K사가 홍콩의 세포라에서 수입회사 E 브랜드를 병행수입한 적이 있다.  그런데, K사는 한번 수입후 바로 포기하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품목에 대한 제조번호가 너무 많았다.  즉 2년 전것부터, 1년 전것, 제조번호가 그야말로 개판이었다.  즉 홍콩에서는 전세계의 재고를 끌어모아서 한국 K사에 수출하기 때문에 제조번호가 천차만별이었다. 그래서 K사는 유명브랜드의 병행수입을 포기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제조번호가 틀리면 무엇이 문제인가?  제조번호별로 품질검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다. 예를들어, 이번에 선적되는 Invoice에 A라는 한 품목에 대하여 제조번호가 5개라고 한다면, 5개를 모두 품질검사를 해야만 한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 만일 제조번호가 5개라면, 동일한 제품일지라도 5개 제조번호 틀린 제품을 모두 실험해야 한다. 또한 실험하기 위하여 필요한 제품의 수량은 제조번호별로 각각 5개씩이다.  결론적으로 E브랜드 R 크림을 100개 수입했는데, ( 롯데백화점 판매가격 : 370,000원 병행 수입가는 대략 180,000원선, 수입 금액 총 1,800만원 정도) 제조번호가 5가지가 된다고 가정하고,  품질검사비용과 제품의뢰비용을 계산해보자.

품질검사비용 : 제조번호 5개 X 40,000원 ( 대략 검사비용)      = 200,000원
제품제출비용 : 제조번호 5개 X 5개 (실험수량) X 약180,000원 = 4,5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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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에 불필요한 비용  = 4,700,000원

즉 수입원가는 총 1,800만원인데, 불필요한 규정으로 인한 비용이 470만원이다.  즉 수입원가대비 불필요한 비용이 26%나 차지한다.  어떻게 수입하겠는가? 

또한 기획재정부에서는 병행수입업자의 품질검사 요건을 완화하는 제도개선을 검토한단다.  즉 동일 제조번호를 여러 번 수입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웃기는 얘기다, 전혀 화장품 병행수입을 모르고 하는 얘기이다. 오로지 책상에서 연구만 했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병행수입은 동일한 제조번호가 없다.  여러 번 수입하여 제조번호가 동일하다면, 그것은 모조품이다.  진정제품이 아니다. 병행수입제품은 전세계에서 Distibutor가 끌어 모으기 때문에 제조번호가 동일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매수입시마다 제조번호별로 “ 품질검사를 하는 것을 “제조번호별”로 품질검사를 하도록 화장품법시행규칙을 개정 검토하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웃기는 짬뽕이다. 그 내용이 그 내용이다. 똑 같은 얘기이다.  현실적으로 하려면, “당해년도에 수입한 제품은 해당연도에 품목별로 1회 품질검사를 한다” 로 해야 한다.  화장품은 먹는 제품이 아니다, 식품도 최초수입할때 정밀검사 한번한다.  그런데, 의약품도 아닌 화장품을 매번 제조번호별로 실험하도록 하고 있다. 제조번호별로 실험하는 것을 품목별로 1년에 한번씩 실험하는 것으로 개정해야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화장품의 병행수입이 힘든 가장 중요한 이유는, Distributor가 주는 가격이다.  즉 상기에서 설명한 판매가 370,000원짜리 제품을 현지 Distributor는 50% 가격에 제품을 준다. (실제로는 55% ~ 60%까지도 함) 즉 명품제품들은 한국 소비자가격의 50%정도 가격으로 제품을 수입하는 구조이다. 왜냐하면, 그 현지 Distributor도 마진을 붙여서 항공운임을 더해서 보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Distributor가 주는 가격이 워낙 비싸다보니, 병행수입하기가 힘들게 되어 있다.  필자에게 의뢰 들어오는 제품들은 이러한 명품제품들이 아닌,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제품들 중에서 현지보다 한국에서 유독 비싼 제품들, 또는 잘 팔리고 있는 제품들 중에서 현지가격과 비슷해도 Distributor에게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인 것이다.  

기획재정부에서 의욕적으로 발표한 내용을 읽어보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다. 전혀 현실성이 없으며, 또한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1회성 홍보용이다. 기획재정부 뜻대로 화장품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것은, 아마도 “달나라 가서 토끼 간을 가져오는 것”이 어쩌면 더 빠를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23년 화장품업계에 종사하면서 “제조번호별 실험” 에 대하여 관련부처는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을 짓자면, 허무한 내용을 단지 소비자에게 잠깐 홍보하기 위하여 기자들을 동원하여 음식없이 어지럽게 잔치를 한듯한 느낌이다. 


         2012년 6월 18일 
                        코스메틱컨설팅 편집자